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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_Midnight Intertwine_프레이 오웬 에클랜드, 릉쟈 & 브리엘라 리비툼 칸타빌레, 딸기.png
21_Midnight Intertwine_프레이 오웬 에클랜드, 릉쟈 & 브리엘라 리비툼 칸타빌레, 딸기 1.png

 

합작 : A moment that changed my life.


“오웬. 많이 기다렸어?”
“글쎄, 방에 있던 앨범을 정리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 우리 학창시절 사진도 찾았어, 리비.” 
“정말? 나도 볼래.” 
“응, 여기.” 


프레이 에클랜드가 소리내서 웃었다. 그럴 필요가 있는 순간이 아니었음에도 그는 입꼬리를 올리고 눈매를 휘었다.앨범을 건네주기 전 당연한 것처럼 몸을 기울였다. 그리고 브리엘라의 뺨에 입을 맞췄다. 이걸 보니까 네가 더 보고싶었어…. 겨우 몇 시간, 작업실에 다녀온 브리엘라에게 프레이가 속삭였다.

- PHOTO . 01


대치하듯 마주 선 소년과 소녀가 있다. 당연한 것처럼 시선이 오갔다. 먼저 눈을 피하는 것은 프레이 에클랜드였다.연분홍의 눈동자가 약간의 의문을 담고 그 흔적을 좇았다. 서늘한 손 끝에 드물게 열기가 맴돌았다. 나란히 계단을올라섰기 때문은 아니었다. 직전 뱉었던 말이 있다. ‘네 앞에선 종종 솔직한 이야기를 해봐야 겠어.’ 단언컨대 프레이는 그 문장을 즉시 실행에 옮길 생각까지는 없었다. 그들 사이에 숨기고 있는 모습에 대한 이야기가 화두에 오르기 전까지는 적어도 그랬다. 원하지 않는 상황을 마주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프레이 또한 그러한 평범의 범주에 발을 걸치고 있었고, 또 하나 더 나아간 점을 짚어 보자면 그는 그러한 상황을 애초에 만들어내지 않거나, 아주 마주하지 않으려는 마음을 가진 탓에, 지금의 상황이 그를 몹시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명백했다. 아니, 다시 생각해보자. 정말 불편인가? 프레이는 곧 그것이 불편이 아닌 불안임을 깨달았다. 그는 두려운 것이었다. 브리엘라 리비툼 칸타빌레와의 관계가 어긋나는 것이. 그래서 그는 지독하게도 그 순간을 벗어나고 싶었다. 그 때, 두 사람의 뒤에 커다란 문 하나가 나타났다. 


피아노를 눈 앞에 두고도 브리엘라는 올곧게  프레이를 바라보았다. 피아노 이외의 것들이 방 안에 가득했다. 캐비닛, 상자, 옷장, 청소도구함…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크기의 닫힌 공간들이 필요의 방 곳곳을 차지하고 있었다. 프레이가 그것을 원했기 때문이었다. 누구의 시선도 닿지 않는 곳, 무언가를 알아차리지 않아도 될 단단한 상자 속. 선물이란 때론 포장을 벗기기 전이 가장 근사한 법이 아닌가.  그는 나직하게 속삭였다. 전언, 혹은 고해에 가까운 문장이었다.

“…그런 오웬은, 보잘 것 없고, 욕심도 많은 이라. 사람들에게 사랑받지 못 할 것임을 이미 알거든. 정말 괜찮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어, 네가. 그게 정말로 괜찮다면, … 언젠가 날 다르게 불러줘. 다른 사람들이 칭하는 것과 달리. 네 연주와 함께 그걸 기다릴게.”
 

계산된 상황, 맞아 떨어지는 인과, 돌출 없는 평지 따위를 선호하는 프레이에게 브리엘라 리비툼 칸타빌레라는 인간은, 그래. 지나치게 예외였다. 그게 싫지 않은 것이 더 문제였다. 그는 희미하게 웃었다. 기대하는 마음을 품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하늘색 눈동자가 선명하게 브리엘라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목소리가 들렸다.
평소와 아주 다르지 않은, 그러나 특별하게 들리는 소리였다. 


“오웬.” 


과거의 녹턴 사이로 브리엘라의 목소리가 흐른다. 프레이는 결국 다시금 그와 시선을 마주했다. 그리고 어쩔 수 없
다는 듯 웃고 말았다. 응, 리비. 그렇게 대답하면서.  

 

 


“리비, 그거 알아? 필요의 방에서의 그 날… 네 예상보다 훨씬 긴장했었어.” 
“아주 모르진 않았던 것 같아. 손을 잡아 주고 싶었어.” 
“지금처럼?”
“지금처럼.” 


그렇게 앨범의 페이지가 넘어간다. 맞잡은 손이  또 한 번 얽혀든다.

- PHOTO .02


나란히 마주 선 소년과 소녀가 있다. 아니, 이제는 청년이라고 해도 좋을 나이의 둘이다. 직전 그들은 연회장에서 도망치듯 달려나왔다. 어떤 것에도 쫓기지 않음에도. 어둠이 내린 교정을 가로질러 손을 맞잡고 달리던 두 사람이 다시 한 번 필요의 방에 찾아든다. 그들 외엔 찾는 이가 없어 둘만의 공간처럼 꾸려진 곳으로. 문이 열리면 이전과 다른 것은 방의 한 가운데가 비어있다는 것. 클래식이 흘러나오는 턴테이블이 돌아가고 있다는 것. 둘 중 누구의 열망을 반영한 것인지 알 수 없을 공간으로 두 사람은 그렇게 흘러들었다. 


더 이상 서로를 마주함에 망설임은 없다. 연회장에서의 왈츠가 다시 한 번 이어진다. 걸음과 걸음이 얽히고, 손과 손이 맞닿는다. 지켜보는 이 하나 없으니 시선 돌릴 필요 또한 없다. 그렇게 두 사람만이 세상에 남은 것처럼. 반주가이어지는만큼 움직임이 이어진다. 레코드판 위를 내달리던 바늘이 끝을 알리고서야 그들의 왈츠가 멎는다. 한 걸음떨어져 마주보며 인사. 벅찬 것이 숨결인지 마음인지 알 수 없다. 순간 플래시가 터진다. 그들은 동시에 그쪽을 돌아본다. 폴라로이드 사진 한 장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프롬의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 또한 필요하다고 여긴 공간의 안배처럼. 

 

 


 

그 찰나의 순간들이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았다. 아주 선명하고 밝은 빛깔은 아니더라도. 맞잡은 손과 움직이는 사
진 사이로 잔잔한 빛이 든다. 색채 없는 사진 속에서도 그 감정만은 다채롭다. 한참이나 페이지를 넘기던 브리엘라
의 손등을 톡톡 두드리는 프레이가 있다. 


“사진은 어디 안 가니까 식사부터 할래? 리비의 저녁 시간이 그것보다 더 중요하단 말이지.”


그는 웃음기가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한다.  브리엘라가 그럴까? 하고 답했고, 프레이는 흔쾌히 그를 부엌으로 이끌었다. 펼쳐져 있는 사진들은 몇 번이고 반복된 움직임을 보인다. 색 바랜 추억으로 영원히 머무를 것처럼. 그러나 두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오웬, 난 이렇게 함께 하는 시간이 제일 좋아.”
“…나도, 리비.”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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